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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때 시작해 스무 살에 끝낸 교정

환자분들 이야기 · 2026-10-31 · 약 6분 · 조회 0
아너스교정치과 · Dr.Choi 치과교정과 전문의 · 서울특별시 강서구 · 02-2602-7222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졸업 · 서울대치과병원 교정과 전문의 수련 · 서울대·아주대 치과교정과 외래교수 · Invisalign Global Faculty
고등학생 때 시작해 스무 살에 끝낸 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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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를 마치는 날 받는 손편지 가운데, 고등학생 때 시작하신 분들의 글에는 유독 학년이 먼저 나옵니다. "고3 때 교정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고1 때 시작해서 교정이 무사히 잘 끝나게 되었습니다." 치아 이야기보다 그때 몇 학년이었는지가 먼저 적혀 있는 걸 보면, 그 시절의 교정은 입시와 학교생활 한가운데를 같이 지나간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첫 상담 날엔 교복을 입고 보호자분 옆에 앉아 있던 분이, 장치를 떼는 날엔 사복 차림으로 혼자 들어오십니다. 오늘은 그 사이의 이야기입니다.

"고3인데, 지금 시작해도 될까요"

고등학생 상담에서 가장 자주 듣는 질문은 치아가 아니라 시기에 관한 것입니다. 입시를 앞두고 시작해도 되는지, 대학에 가서 하는 게 낫지 않은지. 보호자분은 공부에 방해될까 걱정하시고, 학생 본인은 사진 찍을 일이 많아질 졸업 무렵을 떠올립니다.

저는 이 질문에 언제가 정답이라고 잘라 말씀드리지 않습니다. 다만 고등학생 무렵이면 대개 사랑니를 빼고 영구치가 다 나와 있어서, 계획은 성인과 크게 다르지 않게 세웁니다. 그래서 시작 시기를 정할 때 실제로 따져 보는 건 치아보다 생활입니다. 지금 시작하면 언제쯤 어떤 단계에 있게 되는지를 학교 달력 위에 먼저 얹어 봅니다.

학교 달력 위에 교정 일정을 겹쳐 보기

교정 중 내원은 브라켓 장치면 보통 4주, 투명교정이면 4~8주에 한 번입니다. 1년으로 치면 열 번 안팎이고, 한 번 진료 시간도 길지 않습니다. 숫자로 놓고 보면 생각보다 적어서, 일정을 미리 맞추면 학교생활을 크게 흔들지 않고 지나갈 수 있습니다.

제가 고등학생 환자분과 일정을 짤 때 챙기는 건 세 가지입니다. 장치를 처음 붙이는 날은 가능하면 방학 초로 잡습니다. 처음 며칠 욱신거리는 시기를 수업 중에 보내지 않도록요. 시험 기간이 진료 주와 겹치면 시험이 끝난 주로 옮깁니다. 그리고 고3 2학기, 특히 수능 직전 몇 주에는 와이어를 굵게 바꾸는 것 같은 큰 조정을 가능한 피하고 점검 위주로 봅니다. 대신 수능이 끝나고 졸업까지의 몇 달은 오히려 진도를 내기 좋은 구간이 됩니다.

급식, 야자, 학원 사이의 양치질

편지에 가장 솔직하게 적혀 있는 건 관리 이야기입니다. 어느 분은 "양치질을 성실하게 못하는 바람에 속도 썩였다"고 쓰시고는, 바로 다음 줄에는 교정을 다니면서 오히려 전보다 양치질을 더 하게 되고, 이를 더 신경 쓰게 되었다고 적어 주셨습니다. 학교 급식을 먹고, 야간 자습과 학원까지 마치고 밤늦게 들어오는 생활에서 장치 사이사이를 닦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래서 학생분들께는 완벽한 관리 대신 현실적인 최소선을 말씀드립니다. 점심 먹고 나서는 양치가 어려우면 물로라도 세게 헹구기, 가방에 휴대용 칫솔 하나 넣어 두기, 그리고 하루 한 번, 자기 전만큼은 거울을 보며 제대로 닦기. 개학 직후처럼 생활 리듬이 바뀌는 때에 관리가 어디서 무너지는지는 개학 2주, 교정 관리가 무너지는 지점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치료를 마치신 환자분이 남겨 주신 손글씨 편지(성함은 가렸습니다)
치료를 마치신 어느 환자분께서 직접 남겨 주신 손편지입니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성함은 가렸습니다.

보호자 대신 본인이 말하기 시작하는 날

처음 몇 번의 진료에서는 질문을 대부분 보호자분이 하십니다. 학생은 옆에서 고개만 끄덕이고요. 그런데 1년쯤 지나면 순서가 바뀝니다. 진료 의자에 앉자마자 학생이 먼저 "이쪽이 좀 끼는 느낌이에요", "웃을 때 여기가 아직 신경 쓰여요"라고 말을 꺼냅니다. 교복이 사복으로 바뀌는 것보다, 저는 이 변화가 더 눈에 띕니다.

"조금 더 교정하고픈 부분이 있다고 말씀드렸을 때 제 의견을 반영하여 진행되기도 해서 참 좋았다"고 적어 주신 분도 계셨습니다. 마무리 단계에서 본인 이야기를 꼭 듣는 이유는, 앞으로 매일 거울을 볼 사람이 결국 본인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물림과 잇몸 상태가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만 손을 볼 수 있어서 모든 바람을 그대로 들어드리지는 못합니다. 그래도 무엇이 신경 쓰이는지 말해 주시면, 할 수 있는 것과 어려운 것을 이유와 함께 설명드릴 수 있습니다.

장치를 떼는 날보다 스무 살의 봄이 더 어렵습니다

의외로 제가 가장 신경 쓰는 시기는 장치를 떼는 날이 아니라 그다음 봄입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생활이 한꺼번에 바뀝니다. 기숙사나 자취를 시작하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누군가는 입대를 하고 누군가는 멀리 공부하러 떠납니다. 2년을 성실하게 관리해 온 분도 이 시기에 유지장치를 서랍에 넣어 두고 잊어버리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래서 장치를 떼는 시점은 가능하면 이런 변화가 오기 전으로 잡고, 이사나 입대 전에 유지장치를 한 번 더 점검하는 날을 미리 정해 둡니다. 끝난 뒤에 무엇이 시작되는지는 끝났다고 생각했을 때 시작된 것에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학교 달력에 맞춰 계획을 세워도 치아가 움직이는 속도는 사람마다 달라서 "수능 전에 끝난다", "졸업 전에 뗀다"는 약속은 드리기 어렵습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건 날짜보다 순서입니다. 지금 어디쯤인지, 다음에 무엇을 하는지, 그 일정이 학교생활의 어디와 겹치는지를 매번 함께 확인하는 것입니다.


※ 이 글은 치료를 마치신 환자분들께서 자발적으로 남겨 주신 손편지에 담긴 공통된 마음을, 성함을 가린 채 이야기 형식으로 소개한 것입니다. 특정 치료 효과를 보장하는 글이 아니며, 치료 시작 시기와 기간, 내원 간격, 치료 계획의 조정 범위는 개인의 치아 및 잇몸 상태, 성장 단계, 장치 종류, 협조도에 따라 각각 다를 수 있습니다. 정확한 판단은 반드시 대면 검사와 상담을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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